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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 차이가 뇌 크기에 영향?

작성자
과학영재교육원
조회
484
작성일
2015.04.20

뇌 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갖고 있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는 지난 3월호를 통해 흥미로운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부모 수입과 교육정도에 따라 어린이·청소년의 뇌 크기를 조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콜롬비아 대학의 뇌 과학자 킴벌리 노블(Kimberly Noble) 교수와 LA 어린이 병원 엘리자베스 소웰(Elizabeth Sowell) 박사 연구팀은 자기공명동영상(MRI)으로 3세~20세 연령의 어린·청소년 1099명의 뇌를 촬영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부모 연 수입을 기준해 분류한 결과 연간 2만5000달러를 버는 부모의 자녀들은 연간 15만 달러 이상 버는 부모의 자녀보다 대뇌피질 면적이 약 6% 정도 작았다. 최종 학력도 자녀 뇌 크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영양 부족과 스트레스가 뇌 발달 저해” 

대학을 졸업한 부모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부모의 자녀를 비교한 결과 고졸 부모 자녀의 대뇌피질 면적이 대졸 부모의 자녀 대뇌피질보다 약 3%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회백질 부분으로 여러 층의 세포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모들의 빈부 격차와 교육 수준이 자녀들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놓고 사회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PSYBLOG

부모들의 빈부 격차와 교육 수준이 자녀들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놓고 사회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PSYBLOG

두께가 2~4mm 정도로 뇌 겉면을 감싸고 있는 이 영역에서는 언어, 기억, 공간적 기술(spatial skill)과 추론(reasoning)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이다.

소웰 박사는 “뇌는 어린이와 청소년 시절을 거쳐 발달한다”며 “사회경제적 상황이 열악한 가정의 경우 가족 스트레스와 환경과 영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뇌 발달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MIT에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뇌과학자인 MIT 존 가브리엘(John Gabrieli) 교수 연구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피질골 두께(brain’s cortical thickness)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가난한 집 아이들의 뚜께가 부잣집 아이들보다 얇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0대 청소년의 학업 능력을 분석했다. 직접 수학과 언어 테스트를 실히했는데 부잣집 학생 중의 91%가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반면 가난한 학생 중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우는 57%에 불과했다.

가브리엘 교수는 “이런 결과는 어린 학생들이 뇌 구조를 형성하는데 경제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데 대해 큰 충격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가난한 집 자녀들이 공부 더 잘해”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뇌 과학자들은 뇌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노블과 소웰 박사 연구팀은 가난한 집 자녀들이 작은 뇌를 가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첫 번째 원인은 물질적인 것이다. 부잣집 자녀들과는 달리 가난한 집 자녀들은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위한 영양소와 수준 높은 헬스케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가설이다. 두 번째 원인은 가난한 집 가정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가정 내 스트레스 때문에 자녀의 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블 박사는 이런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최근 새로운 연구를 시작했다. 1000명의 가난한 집 어머니들과 1~3살 된 자녀들을 대상으로 저소득 상황과 뇌 성장의 상관관계를 정밀 분석해나갈 계획이다.

런던 대학의 심리학자 제임스 톰슨(James Thompson) 씨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뇌 발달이 부진한 사람, 혹은 이들과 결혼한 사람은 뇌 발육이 부진한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톰슨 교수는 “뇌 발달 상황이 유전된다는 이런 가설 자체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확실한 사실을 알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과정에 대해 보다 더 상세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 워싱톤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면서 사회적으로 가장 민감한 반응을 하고 있는 곳은 정치계다.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뇌에서까지 대를 잇고 있는 빈부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며, 해결책 마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정치학자 찰스 머레이(Charles Murray) 박사는 미국 사회의 계급구조와 지능을 다룬 그의 저서  ‘종형곡선(The Bell Curve)’에서 사회적인 계급 구조와 유전적인 유인이 부정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는 최근 연구결과들과 관련해 “뇌의 크기가 사람의 IQ와 관련이 있고, IQ는 성인이 된 후의 소득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62개 차터 스쿨에서 8만9000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크 파인버거(Mike Feinberg) 박사는 이런 주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 중 85%가 가난한 집 자녀들인데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떤 경우에는 가난한 환경이 학업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성공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sciencetimes.co.kr/?news=%EB%B9%88%EB%B6%80-%EC%B0%A8%EC%9D%B4%EA%B0%80-%EB%87%8C-%ED%81%AC%EA%B8%B0%EC%97%90-%EC%98%81%ED%96%A5&s=%EB%B9%88%EB%B6%80%20%EC%B0%A8%EC%9D%B4%EA%B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