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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에 원통을 설치한 이유는?

작성자
과학영재교육원
조회
398
작성일
2018.04.27

여객선에 원통을 설치한 이유는?

 

풍력 활용하는 로터세일 설치 여객선 탄생

 

풍력은 인류가 활용한 최초의 자연에너지다. 특히 선박의 경우는 비행기나 자동차와는 달리 풍력에 의지하여 배를 움직였던 기간이 절대적으로 길었던 수송기기라 할 수 있다.

돛대에 단 돛(sail)으로 달아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배가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한 범선(sailing ship)이 대표적인 예로서, 지금도 풍력을 이용하는 선박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풍력을 이용하는 선박의 대부분은 소형 요트 같은 레저용 선박들이다. 화물선 같은 커다란 선박들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들어 여객선을 포함한 거대 선박들을 풍력으로 가동시키려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여객선인 바이킹그레이스에 로터세일이 처음으로 설치되었다  ⓒ Viking Line

여객선인 바이킹그레이스에 로터세일이 처음으로 설치되었다 ⓒ Viking Line

선박 이동에 회전자를 이용한 마그누스 효과 활용

거대 선박을 풍력으로 가동시키려는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범선처럼 100% 풍력으로만 배를 움직인다는 말은 아니다. 거대 선박이 풍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주요 동력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되, 일부 에너지를 풍력으로 보전한다는 의미다.

또한 풍력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과거의 범선처럼 돛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굴뚝처럼 생긴 커다란 원통 기둥을 이용하여 풍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방법면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어떻게 원통 기둥으로 풍력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까. 이는 바로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 때문이다. 마그누스 효과란 독일의 과학자인 ‘하인리히 마그누스(Heinrich Magnus)’가 발견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그누스 효과의 원리 ⓒ wikipedia

마그누스 효과의 원리 ⓒ wikipedia

공 같은 구(sphere)나 원통이 회전하면서 유체 속을 지나 갈 때,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휘어지게 되면 앞으로 직진하는 힘이 발생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거나, 축구에서 무회전 킥을 할 때 공이 휘어지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마구누스 효과 때문이다.

공의 회전축과 같은 방향의 공기는 가속을 받아 속도가 빨라지고, 반대쪽은 공기의 속도가 느려져 압력이 높은 쪽이 낮은 쪽으로 공을 밀어내면서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그누스 효과는 공기의 밀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고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공기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공의 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

80여년 만에 부활한 로터세일을 여객선에도 적용

마그누스 효과가 처음 밝혀진 191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를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수송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당시 조선업계는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한 선박을 제작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원기둥 형태의 회전자인 로터(rotor)를 돛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선박을 ‘로터세일쉽(rotor sail ship)’이라고 불렀다.

세계 최초의 로터세일쉽은 1920년에 건조된 ‘바덴바덴(Baden-Baden)’이었다. 배의 선미와 후미 부분에 하나씩의 로터세일을 단 바덴바덴은 남아메리카에서부터 뉴욕까지 장거리 항해를 할 정도로 발전을 거듭했지만, 안타깝게도 1931년에 폭풍을 만나 좌초되었다.

바덴바덴호가 사라진 이후 3개의 로터가 달린 ‘벅커(Buckau)’호가 건조되면서 로터쉽이 다시 등장했지만, 화석연료가 선박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면서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뒤떨어지게 되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처럼 비교적 오랜 전에 선을 보였던 풍력 활용 방안이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환경 문제 때문이다. 풍력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화석 연료를 그만큼 줄일 수 있어서 에너지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돛의 경우는 부피가 크고 관리가 어려운 반면에, 로터세일은 굴뚝 모양의 기둥 형태다. 그만큼 관리가 쉽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현대적 선박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풍력에 시선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80여년 만에 부활한 로터세일을 장착한 이쉽원 ⓒ Enercon

80여년 만에 부활한 로터세일을 장착한 이쉽원 ⓒ Enercon

20세기 초반에 사라졌던 이후 로터세일이 8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이르러 다시 부활하게 된 것은 풍력 터빈을 만드는 독일 회사인 에너콘(Enercon)이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다. 이들은 마그누스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여 과거에 제작됐던 로터세일쉽보다 더 효율적인 풍력 에너지 선박을 제작하겠다는 목표아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풍력만 가지고는 대형 선박을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에너콘社는 로터세일을 적용하여 화석 연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는 선박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의 첫 번째 작품은 과거에 제작된 로터세일쉽과는 차별화된 ‘이쉽원(E-ship1)’이라는 이름의 화물선이다. 이쉽원은 길이 130m에 너비가 22.5m인 대형 선박이다.

에너콘社의 관계자는 “이쉽원에는 지름 4m에 높이가 27m에 달하는 로터세일이 설치되어 있다”라고 전하며 “이 로터세일이 회전할 때 나타나는 마그누스 효과를 통해 배가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라고 밝혔다.

에너콘社의 발표에 따르면, 이쉽원은 마그누스 효과를 통해 확보한 풍력 에너지로 같은 규모의 선박들 보다 최대 25% 정도의 연료를 더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최근 들어서는 로터세일을 활용하여 운항 계획을 수립한 여객선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을 오가는 초호화 여객선인 바이킹그레이스(Viking Grace)호가 로터세일을 설치하여 연간 900톤 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것.

바이킹그레이스호의 운영업체인 바이킹라인社의 관계자는 “로터세일 설치를 통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둔다면 새로운 여객선에 2개의 로터 세일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sciencetimes.co.kr/?p=176632&cat=36&post_type=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