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자료실

HOME 자료실 과학자료실

과학자료실

바닷물에서 우라늄과 리튬 캐낸다

작성자
관리자
조회
463
작성일
2020.01.30
바닷물에서 우라늄과 리튬 캐낸다                        

신뢰도 높고 효율적인 전기화학적 공정 개발

2020.01.29 11:37 김병희 객원기자                                               

한 때 차세대 로켓 연료로 주목받던 화합물에서 힌트를 얻어 금속을 추출하는 새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UCSB)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카보레인(carboranes) 분자의 산화 환원 원리를 응용한 전기화학적 공정을 이용해, 처음으로 바닷물에서 우라늄과 다른 금속이온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2일 자에 발표됐다.

과학자들은 50여 년 전 카보레인이 연소될 때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해 차세대 추진체의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붕소와 탄소, 수소 원자가 3차원 형태로 뭉쳐진 카보레인은 당시 전통적인 탄화수소 로켓 연료를 증강하거나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집중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붕소와 탄소 및 수소 원자로 구성된 오르토-카보레인(ortho-carborane)의 3차원 클러스터 분자 모형.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닫힌 오르토-카보레인을 열린 니도-카보레인으로 변환해 우라늄 이온을 포집할 수 있도록 했다. ⓒ Wikimedia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다시 각광

UCSB 화학 및 생화학과 가브리엘 메나드(Gabriel Ménard) 조교수는 “카보레인을 태우면 실제로 많은 침전물이 생성되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이른바 ‘지프 연료(zip fuel)’라고 불리는 것을 태울 때 발생하는 다른 문제들 외에도, 잔유물이 엔진에 접착제처럼 붙어버려 결국 그 프로젝트는 폐기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비축된 많은 물량이 실제로는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 화합물은 의학에서부터 나노 규모 공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되며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메나드 교수와 같은 대학 화학과의 트레버 헤이튼(Trevor Hayto) 교수,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화학과 로만 도브로베츠키(Roman Dobrovetsky) 교수는 카보레인이 더욱 효율적인 우라늄 이온 추출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연구에 착수했다.

이들은 연구 끝에 핵폐기물 재처리를 개선하고, 바닷물에서 우라늄과 다른 금속이온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덩어리진 분자(cluster molecule)의 다양성에 있다. 이 구조들은 분자 클러스터 구성에 따라 전자를 주고받는 화합물의 산화 환원 활동에 의해 ‘폐쇄된 우리’ 혹은 ‘열린 둥지’를 닮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금속 이온을 포집하거나 방출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 기술을 우라늄 이온에 적용했다.

헤이튼 교수는 “여기에서 가장 큰 진전은 ‘포집과 방출(catch and release)’ 전략으로, 금속 이온을 결합하는 상태와 방출하는 상태 사이를 전환할 수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우라늄 이온을 포획, 방출하는 전기화학 스위칭 방법을 소개한 도해. ⓒ Springer Nature

전기 이용해 금속이온 포집하거나 방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추출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퓨렉스(PUREX) 공정 같은 전통적인 공정은 용제와 추출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공정도 광범위하다.

메나드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런 공정은 낭비적인데 비해 우리가 개발한 공정은 간단히 스위치를 돌려 전기화학적으로 우라늄을 포집하거나 방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분자 수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우리(cage)가 열린다는 점으로, 구체적으로는 이전에 닫혔던 오르토-카보레인(ortho-carborane)이 열린 니도-카보레인[nido-(‘nest’) carborane]으로 바뀌어 양성으로 충전된 우라늄 이온을 포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라늄 이온을 추출하는 기존의 통제된 방출 방식은 간단하지 않고 좀 복잡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방법은 “정립이 덜 돼 있고 어려우며, 비싸고, 초기 재료를 파괴한다”는 것.

이에 비해 이번에 연구팀이 고안한 방식은 전기를 이용해 개방 카보레인과 폐쇄 카보레인 사이를 오가는 신뢰성 있고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이다.

카보레인은 2개 상(biphasic) 시스템의 유기체 부분에 살짝 담긴 전극을 사용한 전위를 적용함으로써, 열고 닫는데 필요한 전자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이때 각각 우라늄을 포집하거나 방출한다.

메나드 교수는 “기본적으로 열어서 우라늄을 포집하고, 다시 닫아서 우라늄을 방출할 수 있으며 이 분자들은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수행한 UCSB 화학과 가브리엘 메나드 조교수(왼쪽)와 트레버 헤이튼 교수. ⓒ SONIA FERNANDEZ

“값비싼 리튬도 우라늄처럼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

이 기술은 우라늄 추출에 필요한 여러 응용분야에 쓰일 수 있고, 이를 확장해서 다른 금속이온을 추출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한 영역은 핵 재처리로서 저장된 사용 후 핵물질에서 우라늄과 다른 방사성 초우라늄 원소(trans-uranium elements)를 추출해 재사용(PUREX 공정) 할 수 있다.

메나드 교수는 “문제는 이들 초우라늄 원소들이 방사능이 매우 강하고 기본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매우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기화학방식은 플루토늄에서 우라늄을 분리할 수 있으며, 이는 PUREX 공정과 유사하다. 추출된 우라늄은 농축돼 다시 원자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고준위 핵폐기물도 방사성을 줄일 수 있도록 변환이 가능하다.

이 공정은 또한 바닷물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데 적용할 수 있어 지상의 광산에서 우라늄 매장량이 줄어드는데 따른 압박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나드 교수는 “바다에는 모든 지상의 광산에 매장돼 있는 우라늄보다 1000배 이상 많은 우라늄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바닷물에 용해돼 있는 값비싼 리튬도 같은 방식으로 추출할 수 있어, 연구팀은 조만간 이 분야 연구도 시작할 예정이다.

헤이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공정은 금속 이온을 조작하고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한편, 바다에서 금속을 포집할 수 있는 또 다른 도구를 제공한다”며, “변화를 이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자 새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1839)


기사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0%94%eb%8b%b7%eb%ac%bc%ec%97%90%ec%84%9c-%ec%9a%b0%eb%9d%bc%eb%8a%84%ea%b3%bc-%eb%a6%ac%ed%8a%ac-%ec%ba%90%eb%82%b8%eb%8b%a4/#.XjKEWUVkI0Q.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