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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눈부심을 AI가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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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조회
419
작성일
2020.01.30

운전자의 눈부심을 AI가 막아준다?


스마트 선바이저 등장…벌집 형태 패널이 핵심

2020.01.30 10:20 김준래 객원기자                                                


택배 기사인 한 모(38) 씨는 직업 특성상 하루 종일 운전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햇빛이 화창한 날에는 선글라스가 거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인데, 어쩌다 이를 챙기지 않은 날은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차광막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 이만저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한 씨는 이 같은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햇빛에 노출된 운전자의 시야를 상황에 따라 알아서 가려주는 ‘스마트 선바이저(Smart Sun Visor)’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눈부심을 막아주는 똑똑한 선바이저가 탄생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 BOSCH

흐린 날보다 밝은 날이 사고 위험성 16%나 높아

미국의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수 천 건의 교통사고가 강한 햇빛에 의해 운전자가 눈이 부신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흐린 날보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에 자동차 사고의 위험성이 16%나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최근 들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탄생한 100여 년 전부터 유리창에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은 운전자를 눈부시게 만들어 안전 운행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최대의 적으로 꼽혔다.

우리말로 차광막이라 부르는 선바이저는 바로 이런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자동차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선바이저는 시대 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플라스틱과 가죽, 그리고 비닐과 같은 소재가 사용되어 그동안 앞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았다.

벌집 구조로 이루어진 스마트 바이저 ⓒ BOSCH

문제는 선바이저가 햇빛만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시야까지 가리면서 종종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바이저는 다른 부속품들과는 달리 기술적으로 별다른 발전을 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액세서리로 남아 있었다.

그랬던 선바이저가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었던 글로벌 가전 박람회인 CES 2020에서 혁신적인 모습으로 변신하여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인 독일의 보쉬(BOSCH)가 이 신개념 선바이저로 ‘최우수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보쉬가 공개한 신개념 선바이저의 이름은 ‘버추얼 바이저(Virtual Visor)’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선바이저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 제품이 가진 단점을 제거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 운전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스마트 액세서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벌집 형태의 패널이 햇볕을 부분 차단

버추얼 바이저는 LCD 패널에 탑재된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얼굴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눈의 위치와 앞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의 각도를 정확하게 인식하여 실시간으로 눈부심이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의 패널만 어둡게 처리를 하여 빛을 차단하도록 설계되었다.

자동차는 도로만 있으면 동서남북 어느 방향이든지 가리지 않고 움직인다. 태양의 위치도 시시각각 변한다. 이와 같이 자동차의 방향과 태양의 위치는 수시로 변할 수밖에 없는데, 버추얼 바이저는 어떻게 이런 변화들을 고려하여 운전자의 눈부심을 막아주는 것일까.

이에 대해 보쉬의 관계자는 “육각형 모양의 벌집 패턴이 그려져 있는 패널이 바로 비밀의 열쇠”라고 밝히며 “육각형의 패널은 버추얼 바이저를 통과한 햇빛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햇빛을 차단할 때는 투명 상태에서 불투명 상태로 변하면서 운전자의 눈과 주변에 닿는 빛을 막아준다”라고 설명했다.

벌집 형태의 패널은 운전자 얼굴을 향한 카메라와 연동하여 작동한다. 영상을 자체 학습한 AI를 사용해서 처리하며 사람의 얼굴 중 눈과 코 같은 부위를 인식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패널과 연결된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에 드리우는 그림자를 감지하여 눈이 부실 것 같은 부위를 파악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버추얼 바이저는 햇볕이 닿는 부분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햇볕이 비치는 패널은 불투명해지는 반면에 비치지 않은 부분은 투명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선바이저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쉬 관계자도 “버추얼 바이저의 핵심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성하는 알고리즘”이라고 강조하며 “벌집 형태의 패널 운용은 물론, 카메라로 운전자의 얼굴과 눈의 위치를 감지하여 눈 주변으로 내리쬐는 햇볕을 차단하는 기능까지 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AI와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바이저를 통해 운전자는 보다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BOSCH

버추얼 바이저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햇빛의 위치에 따라 작은 면적의 패널만으로도 눈부심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선바이저 제품들보다 상대적으로 시야를 훨씬 더 넓게 가질 수 있다. 패널의 나머지 부분이 투명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선바이저에 제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혁신적 성능 덕분에 버추얼 바이저는 CES 2020의 차량 정보 및 운송(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버추얼바이저는 일반 승용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용 차량이나 기타 운송수단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보쉬는 버추얼 바이저의 상용화를 위해 몇몇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보쉬 관계자는 “자동차에 버추얼 바이저를 탑재하면 교통사고를 줄이고 운전자에게 더욱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운전자 안전에 버추얼 바이저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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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a%b4%ec%a0%84%ec%9e%90%ec%9d%98-%eb%88%88%eb%b6%80%ec%8b%ac%ec%9d%84-ai%ea%b0%80-%eb%a7%89%ec%95%84%ec%a4%80%eb%8b%a4/#.XjKEkKORuvw.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