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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서도 눈이 내린다?

작성자
관리자
조회
482
작성일
2020.01.30

땅 속에서도 눈이 내린다? 

                      

외핵서 떨어져 나온 철로 된 결정체 움직여

                      

2019.12.30 10:02 심재율 객원기자



중국과 미국의 지질학자들이 뜨거운 지구 중심부에 ‘쇠 눈’(iron snow)이 내리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지구 내부에서 내리는 이 눈은 보통 사람들이 보는 그런 눈이 아니고, 철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지구 내부는 서로 다른 물질들로 이루어진 여러 층이 차곡차곡 쌓인 집합체이다. 사람은 바위로 뒤덮인 얇은 지각(crust) 위에서 산다. 그 지각은 유동적이면서도 매우 단단한 맨틀 위에 떠 있다. 맨틀 아래에는 뜨겁고 녹은 외핵(outer core)이 있으며. 외핵 아래 깊은 곳에는 단단한 철로 된 내핵(inner core)이 자라잡고 있다.

외핵은 지표면 지하 약 2900km에서 5100km에 이르는 곳에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기 어렵다. 지구 내부를 연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진파가 지구 내부를 통과할 때 어떻게 전파되는지 기록하고 분석한다. 특정 지점에서 지진파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줄어들면 그곳의 특징이 무엇이며,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연구를 하다 보면 현재 우리가 아는 지구 모델과 맞지 않는 몇 가지 놀라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지진파는 외핵의 안쪽 부분을 통과할 때 예상보다 더 느리게 움직인다. 특히 동반구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외핵에서 내핵으로 철로 된 결정체 떨어져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쇠 눈’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내핵에 있는 것과 비슷한 물질을 사용해서 수행한 실험에 따르면, 외핵 하부에 있는 녹은 철이 결정화되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더 단단한 내핵에 안착할 수 있다.

지구 내부에서도 눈이 내린다 ⓒ 픽사베이

지구 내부에서도 눈이 내린다 ⓒ 픽사베이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닉 다이거트(Nick Dygert) 박사는 “생각할수록 이상한 일이다”고 말한다. 외핵에서 수 백 km에 걸쳐 내핵 위로 내리는 쇠로 된 결정체가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특이하다.

이 눈같이 생긴 물질은 지진파 속도를 늦추는 슬러리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균일한 층이 아니기 때문에, 동반구에서 더 얇고 서반구에서 더 두꺼워질 수 있다. 이것이 지진파가 지역에 따라 속도가 다른 이유를 설명한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왜 내핵이 자라고 있는지를 설명한다고 말한다.

만약 지구의 중심부에서 눈이 내린다면, 그 현상은 열과 암석의 움직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중국 쓰촨대학의 유준 장(Youjun Zhang) 박사는 “내핵 경계선은 단순하고 매끄러운 표면이 아니며, 이는 내핵의 열전도와 대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논문이 지구 내부의 특이한 현상에 대한 최초의 놀라운 이론은 아니다. 최근 연구는 외핵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유체의 ‘제트 스트림’인 맨틀에서 거대한 산맥을 발견했고, 내핵이 지구의 다른 부분에 비해 훨씬 젊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에 앞서 1960년대에 브라긴스키(S.I. Braginkskii)는 내핵과 외핵 사이에 점토 같은 층이 존재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내핵을 둘러싼 열과 압력 조건에 대한 당시의 지식은 이 제안을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생각해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장 박사팀이 진행한 지구 내핵에 대한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에  따르면 결정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외핵의 가장 깊은 부분의 약 15%는 철을 바탕으로 하는 결정으로 만들어졌다. 이것이 외핵에서 떨어져 나와 지구 내핵의 꼭대기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눈 같이 보이는 철 결정체가 외핵에서 내핵으로 내려가는 모습.  ⓒ 텍사스대학

눈같이 보이는 철 결정체가 외핵에서 내핵으로 내려가는 모습. 철 결정체(네모 안의 검은 점)가 외핵에서 내려 내핵에 두꺼운 층(검은색 원)을 만드는데, 서족(W)이 동쪽(E)보다 두껍다.  ⓒ UT Austin

연구원들은 이렇게 쌓인 눈 더미가 지진파 이상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지진파가 점토같이 생긴 층을 지날 때는 속도가 느려진다. 눈 더미 크기는 동반구는 얇고 서쪽은 두껍다. 이것이 지역별로 지진파 속도가 바뀌는 원인을 설명한다. 장 교수는 “내핵 경계선은 단순하고 매끄러운 표면이 아니며, 이는 열전도와 전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각운동과 자기장에 영향 미쳐

공동저자인 오스틴 소재 텍사스대학(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정후 린(Jung-Fu Lin) 교수는 “지구의 금속 핵은 지각의 마그마 체임버처럼 작용한다”고 말했다.

철로 된 눈이 내리는 현상을 지구 표면에 가까운 곳에 있는 마그마 체임버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비유한다. 마그마 체임버에서는 여러 광물을 차곡차곡 쌓아 바위를 만들어낸다. 지구 중심부에서 철의 합성은 내핵의 성장과 외핵의 수축에 기여한다.

지구 자기장의 생성에서부터 지각판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내핵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내핵과 내핵을 둘러싼 부분에 대한 이해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활동을 설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JGR 솔리드 어스(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Solid Earth) 저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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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95%85-%ec%86%8d%ec%97%90%ec%84%9c%eb%8f%84-%eb%88%88%ec%9d%b4-%eb%82%b4%eb%a6%b0%eb%8b%a4/#.XjKHwpVD4Cw.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