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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빙하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작성자
김채원
조회
285
작성일
2015.02.17

최근 그린란드의 빙하표면에 지반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크레이터(crater)가 발생해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크레이터는 북극 지역을 항공으로 관측하다 갑작스럽게 발견된 것으로서, 그 폭이 무려 2킬로미터(km)에 달하고, 깊이도 평균 70미터(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란드의 빙하에서 발견된 대형 크레이터 ⓒ Ohio edu

그린란드의 빙하에서 발견된 대형 크레이터 ⓒ Ohio edu

이번 크레이터의 발생이 과학계의 주목을 끈 이유는, 그린란드의 빙하 내부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멀쩡하던 빙하에 갑자기 크레이터가 생긴 이유에 대해, 빙하 내부에 거대한 동공이 생겼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빙하 내부에 텅 빈 공간이 발생한 것은 그린란드의 빙하가 점차로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징조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조절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관련 링크)

그린란드 빙하에서 대형 크레이터 발생

최근의 과학계는 그린란드 빙하에 대한 연구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인공위성과 항공 관측, 그리고 지상에서의 빙하 검사 등 다양한 감시 시스템을 통하여 새로운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뜨거운 관심의 저변에는 지구 온난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하면, 지구 해수면 높이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면 상승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전 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하이오주립대의 연구진은 이 같은 우려를 안고 크레이터가 발생한 지역의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결과 불행하게도 그린란드 빙하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점차로 질량을 잃고 있다는 증거들을 속속 찾아내고 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오하이오주립대의 이언 호와트(Ian Howat) 교수는 “크레이터의 발생은 빙하 내부에 존재하던 빙하호수(sub glacial lake)의 물이 갑자기 빠지면서, 빙하 아래로 빈 동공이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지반이 꺼지듯이, 얼음이 바닥으로 주저앉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해상도 구조입체 기법으로 재해석한 크레이터의 이미지 ⓒ Ohio edu

고해상도 구조입체 기법으로 재해석한 크레이터의 이미지 ⓒ Ohio edu

여름철에는 그린란드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일부 얼음들이 녹게 되는데, 빙하가 녹은 물인 해빙수(meltwater)는 빙하 표면에서 호수와 강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해빙수 중 일부가 빙하 속으로 들어가 지하수처럼 흐르면서 호수가 생성하게 된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빙하수가 어떠한 계기로 급속하게 빠져나갈 때, 거대한 빈 공간만 남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남은 공간이 빙하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지반이 가라앉듯이 빙하가 주저앉으면서 표면에 독특한 모양의 크레이터를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과학자들이 최근 발견한 그린란드의 거대 빙하 호수와 크레이터가 이것 하나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다른 연구팀도 지난 수년간 물이 채워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한 그린란드의 대형 빙하 호수를 최근 과학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보고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호와트 교수는 “이처럼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현상들이 계속 목격된다는 것은 그린란드 빙하의 안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전하며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는 해수면 상승 속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이던 남극의 동부지역도 이상 징후 발생

그린란드 빙하의 안정성 문제와 관련하여 국제 환경기구 및 저지대 국가들의 행정부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최근 남극의 빙하에서도 이상 징후가 발생하고 있어 해수면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영국 국립 해양학 연구소(BNOC)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 간 남극 주변 바다의 해수면은 전 세계 해수면의 평균 상승치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2년부터 2011년 사이의 상승 기록을 살펴보면, 남극 주변 바다의 해수면이 평균 8센티미터(cm)가 증가했는데, 이는 지구 평균인 6센티미터 보다 약 30퍼센트 정도 더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추이를 들여다보면, 남극의 서부 지역에 위치한 빙하들의 녹는 속도가 동부 지역보다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부지역 빙상의 매년 사라지는 속도는 83기가 톤(t)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에베레스트 산만한 크기의 얼음이 2년마다 하나씩 사라지는 것과 맞먹는 양이다.

더군다나 연구초기인 90년대 기간에는 연간 6.1기가 톤 정도로 증가하던 속도가, 2000년대 접어들어서는 16.3 기가 톤으로 거의 3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빙하의 녹는 속도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서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여 왔던 동부지역의 빙하마저 최근 들어서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어 전 세계 환경학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호주의 과학자들이 남극의 동부 지역에서 가장 큰 빙하인 토텐 빙하(Totten Glacier)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더 따뜻해진 바닷물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급격하게 녹고있는 남극 서부지역의 빙하  ⓒ BNOC

급격하게 녹고있는 남극 서부지역의 빙하 ⓒ BNOC

사실 이 빙하는 위성 관측을 통해 얼음의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었으나,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알지는 못했었다. 그러다가 호주의 쇄빙선인 오로라호가 이 빙하의 주변을 탐사하면서, 주변 바다의 온도가 섭씨 1.5도 정도쯤 상승한 것을 알게 되었다.

토텐 빙하는 폭이 30킬로미터에 길이만도 12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얼음이다. 따라서 이 빙하와 그 주변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전 세계 해수면은 6미터 이상 상승하게 된다.

이번 탐사의 수석 과학자인 스티브 린툴(Steve Rintoul) 박사는 “토텐 빙하 앞에서 측정한 해수의 온도는 빙하들을 녹이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고 주장하면서도 “빙하가 매우 거대하기 때문에 하룻밤에 다 녹아 없어질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쉽게 말해 머지않은 시일 내에 빙하가 다 녹아서 해수면이 6미터나 상승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에게 있어서 빙하가 녹는 양이 얼마나 많은지와 녹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린툴 박사는 “미래의 해수면 상승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과학적으로는 물론 정치나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하면서 “해수면은 지난 수 십 년간 예외 없이 상승해 왔지만, 연간 상승 높이가 수 밀리미터(mm) 정도라서 체감을 못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저지대 국가 들이나 해안지역에 조성된 도시의 경우는 이 정도의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체감이 가능한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해수면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sciencetimes.co.kr/?news=%EA%B7%B8%EB%A6%B0%EB%9E%80%EB%93%9C-%EB%B9%99%ED%95%98%EA%B0%80-%EB%B6%88%EC%95%88%EC%A0%95%ED%95%B4%EC%A7%80%EA%B3%A0-%EC%9E%88%EB%8B%A4&s=%EB%B9%99%ED%95%98%EA%B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