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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히 먼 외계행성을 찾아라

작성자
김채원
조회
191
작성일
2014.12.22

외계행성들의 비밀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대학 연구팀은 “지구에서 124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에 수증기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외계행성에 수증기가 있다는 사실은 물의 존재 여부와 연관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별들이 중력으로 빛의 방향을 바꾸는 렌즈역할을 하기 때문에 블랙홀도 빛난다.  ⓒ 연합뉴스

별들이 중력으로 빛의 방향을 바꾸는 렌즈역할을 하기 때문에 블랙홀도 빛난다. ⓒ 연합뉴스

또 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웹사이트에도 지구로부터 약 330광년 거리에 있는 외계항성 WASP-18의 상태를 관찰하고, 스미소니언 연구센터는 약 40광년 떨어진 항성 주위에 지나가는 작은 지구형 행성의 존재 여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7월 외계행성과 관련한 성과가 있었다. 한국천문연구원과 충북 대 천체물리연구소 연구진이 쌍성계에 속한 새로운 지구형 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충북 대 천체물리연구소는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뉴질랜드 등 남반구에 있는 망원경 9대로 우리 은하 중심부를 관측해 두개의 태양이 함께 뜨다가, 낮과 밤에 따로 뜨기도 하는 새로운 쌍성계 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의 올 7월 4일판에 실렸다.  

이 연구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충북 대 한정호 교수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 외계행성 찾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중력렌즈(Gravitational Lensing)다.  

중력렌즈는 무거운 질량을 가진 천체로 인해 배경의 빛이 구부러져, 마치 렌즈를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즉, 이 휘어져 오는 빛들의 시간차이를 지나온 질량이 큰 천체의 이론적 질량과 연결시키면 그 거리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는 수백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을 찾을 수 있는 단초가 된다.  

화려하게 빛나는 블랙홀의 비밀  

올 연말에 개봉해 인기몰이 중인 할리우드 SF영화 ‘인터스텔라’ 속에서 전직 NASA 우주비행사 출신인 주인공 쿠퍼는 우주탐험 과정 중에 우주선을 타고, 밀러 행성에 내리려고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초거대 블랙홀 가르강튀아(Gargangtua)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이론대로라면 중력이 너무 커서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 블랙홀은 절대로 보이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이 거대한 블랙홀은 매우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사실은 오래전에 아인슈타인(Einstein)이 1915년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밝혀놓았다. 그는“질량은 시공간을 휘게 하고, 빛을 포함한 입자들은 이 휜 시공간에서 움직이므로 그 경로가 휘게 된다”고 말했다.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은 일식을 이용해 태양 근처에 위치한 별의 위치가 태양이 없을 때에 비해서 정확하게 위치가 달라져 있음을 관측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사실로 검증된 것이다. 그리고 이 위대한 이론은 놀라운 사실을 제시했다.  

만약 멀리 떨어진 별에서 나온 빛이 지구에 오다가 그 경로 상에 거대한 광학렌즈가 있다면 지상의 관측자에게 원래의 천체는 커져 보이거나 다르게 보인다. 실제 우주에서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중력렌즈다.  

전문가들은 “은하나 은하단, 별 등이 중력으로 빛의 방향을 바꾸는 렌즈역할을 하는데 이 효과로 인해 블랙홀이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가까운 별들이 돋보기 역할해  

올해 7월 국내 천문학계에 큰 경사가 있었다. 충북 대 천체물리연구소와 한국천문연구원 국제공동 연구팀이 질량이 지구의 2배 가량 되는 쌍성계 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 행성이 속한 쌍성계의 두 중심별(쌍성)은 서로 15천문단위(AU) 떨어져 있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 평균 거리의 15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었을까? 연구팀에 따르면 두 천체가 관측자와 일직선상에 나란히 있으면 관측자와 가까운 천체가 돋보기 렌즈 역할을 해 먼 천체가 훨씬 밝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력렌즈를 이용한 관측기술이다.   

충북 대 한정호 교수는 이 연구팀을 총괄 지휘한 국내 중력렌즈 관측기술의 권위자다. 한 교수는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도 외계 행성을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한 교수는 이 중력렌즈 방법을 이용해 외계 행성을 지금도 찾고 있다.  

그는 “외계행성은 태양이 아닌 다른 별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행성이다”고 말한다. 외계 행성 중에 지구와 환경이 유사하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만한 지구형 행성이 한 교수 연구팀이 찾는 것이다.  

즉, 우리가 수성, 금성 등 태양계에 속한 행성을 볼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태양에서 나온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계의 행성이 빛을 반사한다 하더라도 그 빛은 거리에 비례해 급격히 어두워진다. 따라서 수백 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은 자체적으로 빛을 반사하지 않기 때문에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때 중력렌즈 현상은 하나의 유용한 방법을 제시한다.  

한 교수는 중력렌즈에 대해 “만약 은하에 A별과 B별이 있다고 가정하자. A별에서 나온 빛이 지구까지 오는 과정에서 질량이 무거운 B별 주위를 지나게 되면 상대성 이론에 따라 B별은 중력에 의해 마치 렌즈처럼 작용한다. 그 결과, A별에서 나온 빛이 꺾이게 된다. 그런데 만일 B별을 공전하는 행성이 있다면 A별의 밝기는 달라진다. 이 변화를 측정해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 중력렌즈 방법이다”고 설명한다.  

 

 

 

 

 

 

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sciencetimes.co.kr/?news=%EA%B9%8C%EB%A7%88%EB%93%9D%ED%9E%88-%EB%A8%BC-%EC%99%B8%EA%B3%84%ED%96%89%EC%84%B1%EC%9D%84-%EC%B0%BE%EC%95%84%EB%9D%BC&s=%EA%B9%8C%EB%A7%88%EB%93%9D%ED%9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