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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을 찾아라

작성자
김채원
조회
175
작성일
2014.12.30

메탄가스(CH4)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가운데 이산화탄소(CO2)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가스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배 이상의 복사 강제력을 가지고 있다. 즉 메탄가스의 온실효과 유발 능력이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배 이상 높다는 의미다.

워싱턴 주 해안의 해저에서 솓아 나오는 메탄 가스의 버블을 초음파로 관측한 것 ⓒ Washington univ.

워싱턴 주 해안의 해저에서 솓아 나오는 메탄 가스의 버블을 초음파로 관측한 것 ⓒ Washington univ.

하지만 그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과학계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깊은 바다나 폐유정과 같이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대량의 메탄가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환경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환경 변화로 인해 깊은 바다와 폐유정 등이 새로운 메탄가스 발생지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조금이나마 늦추기 위해서라도 이들 장소에 대한 방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링크)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기화돼

깊은 바다에는 메탄가스가 메탄 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란 러시아의 시베리아 같은 툰드라 지대나 해저 퇴적물 또는 퇴적암 층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는 고체 에너지를 말한다. 온도가 매우 낮고, 압력이 높은 고압상태에서 살얼음과 비슷한 버석거리는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일명 ‘불타는 얼음’으로도 불린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그 막대한 양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경제성이 맞지 않아 당장 개발 될 가능성은 적은 천연자원이다. 현재 기술로는 이를 채취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에너지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주목을 끄는 이유가 긍정적인 면이 아니라 부정적인 면이 강해 우려를 낳고 있다. 멀지 않아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라는 반갑지 않은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는 매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증가량에 비해 온도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바다가 대기 중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기 온도는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반대로 해수의 경우는 표층 온도는 물론이고 바다 깊은 곳의 온도까지 점차 상승 중에 있다. 이 같은 바다 온도의 상승은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란색 점은 온도 측정이 이뤄진 지점들을 나타낸다

노란색 점은 온도 측정이 이뤄진 지점들을 나타낸다 ⓒ Washington univ.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에서만 고체 상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수온이 상승하면 메탄가스 형태로 변하면서 바다 위로 분출할 수밖에 없다. 당초에는 이런 현상들이 과학자들의 이론으로 제기되었지만, 최근 실시한 현장 실측을 통해 사실로 입증되었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미 서부 해안에 잠자고 있는 메탄가스의 배출량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실측작업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수심 500미터(m)에 이르는 지점까지 해수 온도가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를 역으로 추적해 본 결과 지난 1970년부터 2013년까지 총 400만 톤(t) 이상의 메탄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의 책임자인 워싱턴대 해양학과의 에반 솔로몬(Evan Solomon) 교수는 “조사에 착수하기 전만 하더라도 제기된 이론에 대해 회의적이었으나, 현장 실측을 지속함에 따라 바다의 온도 상승이 메탄가스 분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조사 과정에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기화할 수 있는 수심과 위치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해수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기화 수심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심해에서도 메탄이 기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된 것이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현재의 메탄 하이드레이트 기화 장소가 1970년대와 비교했을 때 해안선에서 1킬로미터(km) 정도 멀어졌으며, 오는 2100년에는 3킬로미터 정도까지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솔로몬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앞으로 점점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어떤 임계점이 넘게 되면 메탄가스의 유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바다도 더 따뜻해져서 더 많은 메탄가스가 기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므로 이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나기 전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상을 웃돈 폐유정과 폐가스정의 메탄가스 발생량

바다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메탄가스도 문제지만, 당장은 육지의 폐유정과 폐가스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재 시점의 메탄가스 처리가 더 시급하다. 처음에는 가스와 석유가 잘 나오던 유정이나 가스정이라도 점차 고갈되면, 시추 작업이 중단되고 새로운 장소가 물색된다. 그리고 작업이 중단된 유정이나 가스정은 이내 폐유정과 폐가스정으로 변해 버린다.

이런 폐유정과 폐가스정의 경우 흙으로 메우는 것이 원칙이지만, 비용 문제나 작업의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그냥 방치해 버리게 된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이런 폐유정과 폐가스정이 지구 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우려를 낳고 있다.

미 프린스턴대의 마이클 셀리아(Michael Celia)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주 서북부에 있는 폐유정 및 폐가스정 19곳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셀리아 교수와 연구진은 현장 조사 전만 해도 이곳에서 어느 정도의 메탄가스가 새어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양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펜실베니아주 지역 조사에서 관측된 폐유정 중 하나 ⓒ Princeton Univ.

펜실베니아주 지역 조사에서 관측된 폐유정 중 하나 ⓒ Princeton Univ.

그러나 조사결과 놀랍게도 모든 폐유정과 폐가스정에서 대량의 메탄가스가 배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폐유정과 폐가스정이 미 전역에 걸쳐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스탠포드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약 300만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을 뿐이다.

미국에서 석유 채취의 역사는 19세기까지 올라가지만, 석유 채굴과 관련하여 환경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과거에는 폐유정이나 폐가스정의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의무도 없었기 때문에, 시추하다가 중단된 경우 그냥 방치해버리기가 일쑤였다.

셀리아 교수는 “폐유정과 폐가스정에서 발생되는 대량의 메탄가스는 바로 대기 중으로 배출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펜실베니아주에서 발생되는 온실 가스 배출의 4~7퍼센트(%)가 바로 이런 버려진 폐유정과 폐가스정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를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셀리아 교수는 “온실 가스 감축 작업의 경우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폐유정이나 폐가스정의 경우는 적용 대상이 분명한 만큼 비교적 환경오염 방지 및 온실가스 감축 작업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sciencetimes.co.kr/?news=%EC%83%88%EB%A1%9C%EC%9A%B4-%EC%98%A8%EC%8B%A4%EA%B0%80%EC%8A%A4-%EB%B0%B0%EC%B6%9C%EC%9B%90%EC%9D%84-%EC%B0%BE%EC%95%84%EB%9D%BC&s=%EB%B0%B0%EC%B6%9C%EC%9B%90